시간 될 때 글이나 올려야겠다 싶다.

어제밤부터 비바람이 많이 불었다. 노랗게 단풍 졌던 나뭇잎들도 거의 떨어지고 으스스하다.

아침에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할머니가 버스 정류장까지 차로 데려다 주셨다. 맨날 해주셨으면 좋겠지만 날씨가 안좋은 날에만 해당된다 ㅠㅠ 

전에 아침에 학교가는게 밤에 가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 정말이다.

아무것도 안보일 정도로 어두컴컴하고 하늘엔 별까지 보인다.

그런데 12월부터는 오전 10시에 해가 뜨고 오후 2~3시에 해가 져서 해를 볼 일이 없을 거라고들 한다.

말도 안되..............................

우리학교는 1교시가 7시 30분부터 시작이다.

<1st period- Guitar Beginning>

1교시 시작 종과 함께 미국 국기에 대한 경례가 방송으로 나온다. 다른 애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경례를 하지만 난 국기만 차렷 자세로 쳐다보고 있는다. 일단 미국 국민은 아니니까 가슴에 손 얹고 경례하는 건 오바하는 것 같아서.

나는 음악을 좋아하는데 특히 악기를 배우는 걸 좋아한다. 한국에서도 기타를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여기와서 배울 수 있어서 기쁘다. 

학기가 8월에 시작해서 9월에 이 곳에 온 나는 다른 애들보다 모든 수업에 한 달 정도 뒤쳐져있었는데 일주일만에 기타는 따라잡았다! 그래서 기타 테스트는 거의 만점을 받는다.

<2nd period- Racquet sports>

원래 2주동안 choir에 있었는데 운동을 하는게 친구 만드는 데 좋다고 해서 운동을 정말정말 싫어하고 잘하지도 못하는걸 알면서도 그냥 이 수업에 들어갔다. 그래서 이 수업만큼은 성적 신경 안 쓸거다...ㅎㅎ

지금 어떤 라켓 종류 운동을 하고 있긴 한데 이름이 이상해서 뭔지 잘 모르겠다.

라켓 뿐만 아니라 달리기 헬스 등등 많은 걸 한다. 푸시업도 시험봤는데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다. 망한 것 같다...정말

<3rd period- Biology>

난 과학을 싫어해서 문과를 선택했던 사람인데 여기와서 과학을 배우려니까 싫기도 하지만 실험도 그렇고 한국이랑은 색다르게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흥미가 조금 생긴다.

처음 biology 수업에 들어갔을 때 선생님이 '앞으로 수업시간에 하는 너의 모든게 점수가 된다.'라고 말씀하셔서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모른다. 첫날이라 힘든데 그런말 하시니까 서럽기도 하고. 

그래서 끝나고 Mr. Dearborn을 찾아가 '한국에서 온 교환학생이고 오늘이 처음이다. 아직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선생님 수업을 이해하지 못한다.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라고 설명드렸더니 알겠다고 오늘 한 걸 점수에 넣지 않겠다고 하셨다. 

그러고 그 다음 주인가 숙제가 있었는데 3시간에 걸쳐서 열심히 했는데도 모르는 문제가 있어서 점심시간에 마저 해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하러 갔는데 "니가 얼마나 똑똑한 아이인줄 알겠는데 니가 biology수업을 듣기에 영어가 너무 벅찰 것 같다. 다른 과목으로 옮기는 게 어떻겠냐" 라고 하셔서 얼마나 속상했는지 모른다. 그 날 집에와서 많이 운 것 같다. 전 날 했던 내 노력이 모두 헛수고가 되는 것같아서. counselor랑 상담도 해봤지만 그냥 내 의지대로 biology를 끝까지 듣기로 했다. 그래도 지금은 선생님의 걱정과는 다르게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Lunch time>

10시 30분부터 약 40분간 점심시간인데 난 복도에 락커 앞에서 친구들과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샌드위치를 먹는다. 숙제가 있거나 시험이 있는 날이면 일찍 필요한 과목 교실로 찾아가기 때문에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많은 걸 할 시간은 없다. 그리고 아직은 말이 하고 싶은 대로 잘 안나오기 때문에 친구들이랑 있어도 뭘 어떻게 해야하지.. 라는 생각이 많다. 빨리 영어가 늘었으면ㅠㅠㅠ

<4th period- English 11>

내가 힘들어하는 수업이다. 한국에서 배우던 고전 문학을 영어로 배운다고 생각하면 될까..? 이상한 글자들도 많아서 무슨 말인지도 모를 때가 많다. Othello를 배우고 있어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래도 숙제로 essay나 그런 걸 열심히 해가고 있기 때문에 선생님이 좋게 봐주시고 도와주신다. 처음에 선생님 인상이 날카로워서 걱정했는데 힘든 점을 말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나니 그 뒤로는 날 많이 이해해주신다. 토론하는 수업에서는 애들이 빠르게 여럿이 시끄럽게 말하기 때문에 알아듣기도 벅차다. 결론은 빨리 영어가 늘어야한다ㅠㅠ

<5th period- Algebra2>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 수학이 좋아질 줄은 몰랐다.

처음엔 수학 용어들도 다 영어라 아는 내용도 문제 풀기가 좀 힘들었지만 지금은 잘하고 있다. 너무 쉬워서 문제랄까...? counselor랑 시간표 짤 때 수학 잘하진 않는다고 말해버렸더니 Algebra2로 넣었는데 너무 쉽다.. group quiz를 할 때면 애들이 못 푸는 어려운 문제는 다 내가 풀고 맨 처음엔 수업시간에 내 짝꿍한테 내가 많이 의지를 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반대다. genius라고 애들이 부를 때마다 이런 거가지고 genius소리를 듣는게 민망하다... 수업에 graphing calculator를 많이 사용하는데 여기와서 처음 사용하는 거라 처음엔 제대로 누르지도 못했지만 지금은 적응했다. 수학 숙제는 맨날 있는데 오늘은 시험봐서 숙제가 없다...맨날 시험 봤으면 좋겠다!!!

<6th period- US History> 

처음에 정말 멘붕이었다...^^ 선생님인 Mrs.Spencer 는 재미있고 정말 친절하신 분이신데 수업시간에 말이 너무 빨라지신다. 그냥 말하셔도 빠른데..모터를 다신 것 같다. 수업도 어려운데 말까지 빠르셔서... 근데 시간이 적응을 시켜주고 있는 것 같다. 미국사도 내가 한 달 늦게 들어가서 수업이 힘들었다. 저번에 수업시간에 "The crossing" 델라웨어 전투에 관한 영화를 보고 문제지를 푸는 게 있었는데 다른 애들은 다 수업시간에 했지만 난 못알아들어서 집에 와서 영화를 찾아서 못 알아 듣는 건 다시 돌려 듣고 하면서 2시간만에 문제지를 끝내서 제출하고 만점을 받았었다. 그 뒤로 탄력을 받았는지 과제에 대해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번 주면 1st quarter가 끝나서 성적표가 나오는데 열심히 한만큼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