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온 첫날, 차를 타고 창밖을 보았을 땐 정말 모든 게 신기했다. 한국은 바깥을 보면 아파트와 상가가 줄지어 있지만, 미국은 큰 주택들이 줄지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 한국 상가에는 슈퍼, 약국, 부동산, 음식점 등이 같이 붙어 있지만, 여기는 보통 한 건물에 하나씩 떨어져 있다. 한마디로 미국사람들은 땅을 넓게 쓴다. 처음 본 미국은 거대했다.

  그 날 저녁에 Heidi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처음엔 큰 고속도로 같은 길을 달리다가, 점점 길이 좁아지고 복잡해지더니 끝내 내가 살게 될 파란 집에 도착했다. 집 바로 앞에 있는 차고에 주차를 하고, 작은 마당을 통해 집으로 들어갔다. 많은 미국 집을 매일 보다보니 지금은 이 집이 사실 작게 느껴지지만, 처음에는 정말 너무 커서 놀랐다.
  집에 들어가서 짐을 내 방인 지하1층에 두고, 집 구조를 소개받았다. 지하1층은 원래 손님이 왔을 때 묵는 방이거나, 그냥 노는 곳이었는데 이제는 내 방이 되었고, 1층은 마루, 식탁, 부엌, 2층은 침실, 세탁실, 3층은 비디오게임을 하거나, 컴퓨터를 하는 곳이다. 우리 집은 총 3층에 지하가 있는 집이다. 나는 주로 여가시간에 1층에서 가족들과 같이 TV시청을 하고, 아니면 혼자 3층에서 한국으로 메일을 보낸다.

  지금까지 미국 집들을 지켜본 바에 의하면, 미국 주택에 지하1층과 2층까지는 웬만하면 다 있고, 때로 3층까지 있다. 아 여기서 지하실은 그렇게 음침하고, 추운 곳이 아니기 때문에, 아마 방을 지하로 받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미국에서 차는 거의 가정의 필수품이다 보니, 차고도 집에 딸려 있다. 보통 차고에 운동기구나 집의 온갖 잡동사니들을 보관한다. 집 주변에 마당도 대부분 있다. 마당이 큰 집은 놀이기구를 두거나, 파라솔을 설치해서 유용하게 쓰지만, 우리 집처럼 마당이 작은 경우는 그냥 애완동물 화장실 정도로 쓰이기도 한다.^^ 미국사람들이 농구를 좋아해서 그런지, 대부분 집 차고 앞에는 농구골대가 있어서, 나는 혼자 심심할 때 즐겨 농구를 한다.

  한국은 아파트가 많고, 주택이라 해도 그냥 벽돌로 된 집이 대부분이지만, 미국은 집들이 알록달록하고 모양, 구조도 다양하다. 여기도 아파트단지처럼 주택단지 비슷한 게 있어서, 집이 지어질 땅을 여러 군데 만들어 놓고, 누군가 땅을 사면 ‘sold'라는 팻말을 꽂아 놓은 뒤, 그 때부터 원하는 모양으로 집을 짓는다. 우리 단지는 생긴 지 얼마 안돼서, 지금 한 집은 지어지고 있는 중이다.

  처음 오면 살게 될 집 크기에 정말 놀랄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본 집 중에 가장 컸던 집은, 한 층의 크기만 해도 거의 7~80평이나 되고, 큰 마당에는 분수까지 있었다. 물론 이렇게 큰 집은 조금 힘들겠지만, 만약 집을 배정 받았다면, 구글 지도로 집을 미리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만약 찾으면 길에서 찍은 집 사진도 각도별로 볼 수 있다.
우리 집 주소로 예를 들면, ‘921 Ovation. Dr, Lee's Summit, MO, 64081’, 이런 식으로 주소가 나올 것이다. 미국은 우리와는 정 반대로 주소를 쓰기 때문에 반대로 읽어야 한다. ‘64081’은 우편번호 같은 것이므로 무시하고, MO는 Missouri의 약자이다. 미국 50개 주에 모두 알파벳 두 자리의 약자가 있다. Lee's Summit은 마을 이름이다. 한국으로 보면 ‘구’ 정도 되는 듯하다. 왜 그런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시’ 급 되는 ‘Kansas City’는 주소에 포함하지 않는다. Ovation. Dr은 길 이름이다. 미국에는 모든 길에 이름이 있어서, 집 바로 앞의 도로 명을 주소에 적는다. 여기서 Dr은 Drive의 약자인데, 길 크기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Dr, Rd(Road), St(Street) 등이 있다. 가장 앞에 있는 921은 아파트의 동 호수 같은 역할이다. 구글 지도에서 길까지 찾았다면, 노란 캐릭터를 길 위에 놓고 집들을 잘 보아라. 별로 어렵지 않다.
  난 미국에 오기 전에 구글 지도로 내가 살 동네를 찾아보았는데 그때 얼마나 설레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이제 거기서 내가 매일 생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