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동부

  나는 학교에서 야구부에 들어갔다. 미국학생들은 웬만하면 학교나 지역 운동부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나는 운동을 잘 못하지만,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야구를 하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운동부와 같은 학교 활동이 중요하고,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이번엔 운동부에 대해 설명해 보려고 한다.

  한국에서는 고등학교 운동부 정도 되면, 선수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많고, 따라서 거의 운동에만 올인 한다. 또 한국 고등학생들은 공부와 학원 때문에 운동을 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내가 미국에 와서 놀란 것이 바로 ‘공부 잘하는 운동부’ 애들이다; 물론 미국학생 중에서는 운동선수가 꿈인 아이들도 있겠지만, 많은 아이들이 그냥 취미생활로 운동을 즐긴다. 그렇다고 실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어릴 때부터, 학원 없이 운동을 많이 하며 자란 아이들이라, 실력 또한 만만치 않다. 하지만 운동을 못하더라도, 미국에 오기로 했다면, 운동부에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엔 좀 힘들겠지만, 건강은 물론이고, 친구도 많이 사귈 수 있으니 더욱 좋다. 한국에서처럼 공부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여기 와서는 좋아하는 운동도 마음껏 즐겨보아라.

  내가 다니는 학교는 규모가 작아서 운동부가 그리 많지 않다. 축구, 야구, 농구, 배구, 육상, 골프 정도가 있다. 공립이나 큰 사립학교에는, 미식축구, 럭비, 하키, 체조, 소프트볼, 수영, 테니스 등 정말 많다. 각 운동들에도 시즌이 정해져 있어서, 보통 그 시즌에 연습하고, 다른 학교와 시합도 한다. 지난 1월, 내가 미국에 왔을 때는 농구 시즌이었고, 봄이 되니 축구, 야구, 골프, 육상이 시작했다. 내가 속한 야구부 같은 경우는, 주중에 매일 2~3시간씩 연습한다. 처음에는 벅찬 스케줄에 온 몸이 쑤셔서 많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내 몸도 꽤나 적응을 했다.

  매년 주 내에서 시합을 한다. 내가 알기론 미주리 주에선, 학군(District) 내에서 토너먼트를 거쳐, 우승팀들끼리 다시 한 번 토너먼트를 한다. 물론 그 외에 소규모 경기들도 많다. 이 때 학생 수나, 학교 규모 등으로 등급(Class)을 나눠서 비슷한 학교끼리 시합을 한다. 농구 시즌이 얼마 전에 끝났는데, 우리학교 남자 농구부는 5개 등급 중에 3등급이며, 주 토너먼트에서 3등을 했다. 미국 고등학교를 주제로 한 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듯이, 농구경기를 응원하는 일은 정말 재미있다. 치어리더들이 응원을 이끌고, 목소리 큰 애들이 군데군데에서 소리를 지른다. 농구부가 4강(Final Four)에 들어갈 때는, 4점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이겼는데, 정말 짜릿했다. ^^ 야구부도 원래는 학군별 경기가 시작해야 하는데, 날씨가 너무 안 좋아서, 경기가 계속 취소, 연기되고 있다. 참고로 미주리 주에서는 MSHSAA(Missouri State High School Activities Assosiation)이라고 해서, 학교별 각종 경기를 주관하는 곳이 있다.

학교 운동부 외에도, 지역 내에도 운동부가 많이 있다. 선수가 되고 싶은 아이들이 가는 잘하는 팀이 있는 반면에, 재미로 친선 경기 정도만 하는 팀들도 있다. 학교 수준이 높아서 들어가기 무섭다면, 지역 팀들을 알아보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팀들은 등록비를 요구하기 때문에, 그냥 학교 운동부를 추천한다.
  내 여동생 중 한 명은 지역 배구팀에 소속되어 있다. 나이별로 다르게 경기를 하며, 시즌에는 토너먼트 경기를 엄청 많이 한다. 한번은 미국 중부지역에서 잘하는 팀들끼리 모여 큰 규모로 토너먼트를 했는데, 그 때 네브레스카주 오마하로 3일간 여행을 하기도 했다.

  운동 장비를 살 때 돈이 꽤나 든다. 취미로 하는 거라 해서 대충하는 것이 아니라, 장비 또한 철저히 갖추고 한다. 특히 야구 같은 경우는 살게 워낙 많아서 나는 돈이 많이 깨졌다. 그래도 미국에서 사는 것이 한국보다는 싸고, 운동부 내에서 어떤 것을 사용하는지 보고 나서 사는 게 좋을 듯하다. 운동할 때 신을 신발은 꼭 필요하고, 연습할 때 입을 체육복 한 두 벌 정도만 한국에서 챙겨오면 될 것이다.                      
- Apr5,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