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인사 차원에서 애임하이에 고맙다는 편지를 보냈는데, 지금은 부모님과 애임하이의 권유로 매주 글을 올리고 있다.^^ 내 소개를 먼저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나는 2008년에 서울 배재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다가, 다음해 1월 17일에 교환학생으로 미국으로 오게 된 황규준이다. 내가 부끄러움이 많아서, 이렇게 이름을 올리는 것이 사실 조금 부담스럽다; 음...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나는 학교를 많이 일찍 들어갔다. 1993년 11월 6일에 태어났는데 한 학년을 일찍 들어가서, 친구들과는 나이차이가 많이 난다. 어떻게 보면 그게 나를 교환학생의 길로 이끌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나는 1년이 남기 때문에, 부모님과 그 시간을 어떻게 쓸까 고민해 보다가 08년 여름에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발견했고, 조금 갑작스럽게 먼 미국까지 오게 됐다.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작년 한 해 나에게 일어났던 일은 기적 같다. 난 참 겁 많고, 수줍음 많은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잘 적응 했고, 여기서는 먼 나라로 혼자 온 용감한 아이 취급을 받는다.

  나는 전형적인 이과생이다. 그러다 보니 수학은 잘하는데 영어는 못한다. 그게 교환학생으로 오게 된 큰 이유 중 하나이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이 3월15일이라 미국에 온 지 거의 2달이 되었다. 그런데도 미국 사람들과 계속 부딪치고, 영어만 계속 쓰다 보니 알게 모르게 영어가 많이 늘었음을 느낀다. 왠지 미국인과 대화를 하고 나면 혼자 기분이 좋아져서 얼굴에 웃음이 번지고, 자꾸 영어에 대한 욕심도 난다. 아마 교환학생으로 1년 간 미국에 혼자 떨어져 있으면, 영어실력은 많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만큼 열심히 해야겠지만.

  그런데 영어는 잘하게 되겠지만, 다른 과목이 걱정이다. 그래서 오기 전부터 지금까지 부모님과 1년 뒤에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 중이다. 한국에 돌아가면 1년을 꿇고 고2로 들어가도 나이 상으로 문제가 없겠지만, 친구 문제가 걱정이고, 그냥 고3으로 간다고 하면 수능 준비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미국에서 계속 있다가 이곳에서 대학을 진학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지만 내가 장학금을 타지 않는 이상,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의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면 엄청난 돈이 필요할 것이다. 나는 지금 고1을 마칠 무렵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와서 진로 때문에 조금 애매한 상황에 놓였는데, 이왕 결심을 했다면 좀 더 일찍 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래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교환학생으로 온 것은 영어를 배우기 위함이 가장 크지만 개인적으로 뭔가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외국에 나가 본 경험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나라 문화를 체험해 보고 싶기도 했다. 부모님과 오래 떨어지는 것 때문에 두렵기 보다는, 외국인들과 만나고, 나 혼자 무언가를 이루어 간다고 생각하면 너무 설렜다. 그래서 처음에 아빠가 미국으로 갈 것을 제안하셨을 때 너무 좋았고, 사실 마음속으로는 바로 결정을 내렸다. 어떻게 보면, 철이 없어서 힘든 점들을 생각 못한 걸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힘든 것 보다 유익한 점들이 훨씬 많다. 매일 영어를 쓰며 사는 것 자체가 나에겐 힘든 일이긴 하지만, 점점 나아질 것이고 좋은 결과 있으리라 믿는다.

  내 소개는 이정도로 하겠다. 아마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고, 큰 기대를 가지고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만약 교환학생으로 미국으로 가야 할지 고민 중이라면, 나는 꼭 추천해 주고 싶다. 도전해볼만한 일이고, 열심히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나도 한국에서는 겁 많기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아주 좋은 곳에서 용감하게 잘 지내고 있다.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